Skip to content

라크로스 골리 - 10) 어떻게 스스로를 조종하는가

2024-09-26

심리

스포츠에서 심리는, 팀과 선수들의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어느 정도 이상부터는 선수들의 신체적, 기술적 기량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거기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멘탈이다.

긴장

사람마다, 종목마다, 포지션 마다 최적 긴장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격은 낮은 긴장도를 요구한다. 심박수가 낮은 선수가 유리하다. 반대로 아이스하키와 같은 종목은 높은 긴장도를 요구한다. 그럼 라크로스 골리의 최적 긴장도는 어디일까? 나도 모른다. 전체적인 대세만 있을 뿐, 사람마다 다르다. 라크로스 골리는 사격과 축구 사이 어느 지점에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중요하진 않다. 각자 어느 상황에 가장 잘 됐는지 찾아야 한다. 여기서는, 긴장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 심리기술을 통해 스스로의 긴장도를 조절해보며 최적 지점을 찾도록 하라. 매일 훈련이나 경기가 끝나면 그날의 기분상태 등을 기록하고 정리하라. 이것도 연구의 일환이다. 본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긴장도 낮추기

우린 보통은 긴장도를 낮출 것이 필요하다. 경기 상황은 당연히 긴장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긴장을 낮출 수 있을까? 호흡이 가장 효과가 좋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코로 천천히 뱉으며, 머리속에 있는 모든 것을 함께 뱉어낸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머리 속을 비운다. 어깨에도 힘을 빼도록 한다. 만약 비염이 있어 숨을 코로 내쉬기 어렵다면 입으로 내쉬되, 작게 오므린 상태로 내쉬도록 한다.

긴장도 높이기

나같은 경우, 나중에 되니 오히려 긴장도를 높여야 하는 케이스가 오기도 했다. 천성적으로 성격이 너무 느긋해서 주변에서 내가 뭔가를 하는걸 보며 답답해할 정도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경우도,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며 산전수전 다 겪다보면, 긴장도는 낮아질 것이다. 각설하고, 긴장도는 어떻게 높여야 할까? 주의하도록 한다. 특별한 생각을 하거나 해서 긴장도를 높이지 않는다. 보통 생각은 신체를 느리게 만든다.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긴장도를 높인다. 크게 기합을 지르거나, 스스로 허벅지나 가슴을 치며 긴장도를 높일 수 있다. 골대 파이프를 스틱으로 칠 때 평소보다 더 경쾌하게 치는 방법도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자신만의 것을 찾아라.

몰입

긴장도를 이리저리 조절해보며 답을 찾다 보면 도착하는 종착지가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몰입이라는 것이다. 방금까지 설명한 긴장도 조절 방법을 봤을 때, 긴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생각을 비우라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어 이상함을 감지했을 것이다. 그 이유가 이것이다. 몰입을 하게 되면, 긴장도는 알아서 최적으로 맞춰진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면 어떻게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는 긴장도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걸 그냥 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엔 “스위치”라는 것을 시도해볼 수 있다.

스위치

스위치는 스스로 특정 행동에 대해 약속을 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난 헬멧의 바이저(앞쪽 케이지 위)를 꾹 누르면, 모든 생각을 중단하고 호흡을 통해 밖으로 배출하고 멍한 상태가 된다. 이후 긴장이 필요하면 몸을 때리고, 아니면 그냥 플래이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각자 자신만의 스위치를 만들어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길 바란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스위치는 경기나 상황이 잘 안풀릴 때, 혹은 플래이가 시작되기 전에 사용한다. 잘 하고 있는데 불필요하게 스위치를 의식하거나 남발하지 않도록 한다. 잘 하고 있다면 그냥 그 상태를 유지하라.

신체의 언어로 쓰여진 컨트롤러

심리를 컨트롤하는 기술들을 활용하다 보면, 굳이 스위치를 사용하는 등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심리를 컨트롤하는 방법을 몸이 이해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난 눈에 초점을 잠시 풀고 날숨을 느끼면서 뇌가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낸 후 공에 초첨을 맞추는 방법으로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몰입 상태로 들어간다. 뇌가 붕 뜨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굳이 설명해 보자면 마치 며칠 밤을 연달아 샌 후 구름에 떠다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을 받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신체의 언어로 몸에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이걸 설명하기 위해 이런 표현을 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신체와의 대화법

신체의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방금 알게 되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이 신체의 언어를 이해하고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몸은 아주 잘 따라줄 것이다. 그럼 신체의 언어는 어떤 문법으로 되어 있을까? 어떻게 신체에 주문을 넣어야 할까? 난 신체의 언어에 대해 다 알지는 못한다. 그냥 경험적으로 데이터가 쌓였을 분이다. 따라서, 언어적으로 신체에 어떻게 주문을 넣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만 간략히 소개하겠다.

언어적 주문

어떤 생각을 했을 때, 혹은 어떻게 피드백을 들었을 때 몸에 가장 빠르게 반영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신체 또한 언급했듯이 나름의 언어 체계가 있고, 이에 맞춰 주문이 들어갈 때 제대로 알아듣고 수행한다. 언어적 주문은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것”“가장 짧은 문장”으로 넣어야 한다. 예를 몇 가지 들어보겠다.

  • 발로 공격수를 향해 다가가며 공격수의 스틱과 내 스틱을 맞춘다 → 스틱을 잡아먹는다
  • 슛을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막는다 → 슛을 잡아먹는다
  • 막고자 하는 지점으로 온몸이 따라간다 → 슛을 머리로 따라간다(자동으로 몸이 따라온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해야하는 것이라 했다. 하면 안되는 것을 포함하면 안된다. 보통 해야하는 것이 더 늦게 나오기 때문에 이걸 떠올릴 시간을 빼앗아 판단을 늦추고 행동을 급해지게 한다. 이로 인해 하면 안되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떠올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가장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것은 어휘력이 좋은 선수에게 아주 유리하다.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더라도 그 언어를 맛깔나게 이해하고 있다면, 언어적 주문의 난이도는 낮아질 것이다. 만약 본인의 어휘력이 좋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힌트를 주자면, 기본적으로 단어나 문장의 느낌을 가지고 언어적 주문을 만들어내도록 한다. 여기서 언어는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해도 좋다. 본인만 사용하는 것이니, 어휘의 느낌으로 본인만의 언어 체계를 갖추도록 하라. 그렇게 언어적 주문을 하다 보면, 최종적으로 언어적으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신체가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 체계가 완성될 것이다. 이것은 즉 훈련의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