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운동은 아직이다. 가끔 에너지가 애매하게 차올라서 뇌가 착각을 하는지, “야야야 움직여! 뭐 해보자!!!!” 할 때가 있었다. 근데 그 때 그걸 따르면 초기화된다. 그걸 몇 번 당하고 나서, 적정 지점을 찾았는데, 그것은 드라이브였다. 운전을 하면 내 조작을 통해 실제로 속도가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뇌가 잘 속는 듯 하다. 그러고 나면 진정되고, 잠도 잘 온다. 효율이 좋다. 그 대신 허리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충격흡수 방석을 깔고 운전하고, 복압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쓴다.
드라이브는 어떻게 하냐면, 그냥 네비를 찍지 않고 아무 대나 찾아간다. 처음엔 집 근처에서 잠시 도는 정도였는데, 에너지 레벨이 회복되어 가면서 갈수록 길어졌다. 그래서 저번엔 자유로를 타고 쭉 가다가 판문점 표지판이 보여서 급히 빠져나와 임진각을 찍고 돌아왔다. 최근엔 인천공항을 찾아갔다. 그러나 나오는 길에 송도 표지판이 보이길래, 에너지가 남아서 학교를 찾아가서 찍고 돌아왔다.
송도는 근데 표지판 글씨가 너무 작아서 길을 많이 헤맸다. 글자가 보이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았다. 정말 에너지 넘칠 때만 가야 한다.
그런 네비게이션 없는 드라이브를 하면서, 어느날 문득 운전 자체가 심심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난폭운전을 할 수는 없다. 그 몇 초 사이의 고민 결과 “운전의 난이도를 올리면 되잖아?” 하는 묘안을 떠올렸다. 그래서 수동변속이 궁금해졌다. 그 길로 집 돌아가는 길에 운전면허학원에 들러서 1종 수동면허 과정을 등록하고 돌아왔다. 비용은 대충 50만원 정도 든다. 그걸 몇 초 사이의 고민 후에 질러버린 것이다. 이건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에 기인한 지출이다. 따라서 의료비로 봐도 될듯? 물론 개소리다.
그래서 어찌저찌 수동변속기 사용법을 익히고 면허도 취득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자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하면서, 차를 멈추려고 브레이크를 잡고 있으면 마지막쯤에 뭔가 해방되듯 살짝 밀리는 현상을 느껴 왔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1단 기어가 감당하는 속도 레벨 이하까지 내려가면 클러치를 밟아 동력을 해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엔진브레이크에서 해방되고, 속도 감소폭이 줄어들게 되어 더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물론 이걸 알아낸 것도 좋았지만, 실제로 수동변속 자체가 재미있기도 했다. 아치리눅스 감성이다. 주석이 없어 추리해야 했던 그 체결률 공식의 중복된 두 파라미터의 관계같기도 했다. 물론 그건 필요없이 두 개가 된거지만, 이건 필요해서 2개다. 변속이 있으려면 파라미터가 두개여야 한다.
체결률 공식의 파라미터 이야기는, 대충 y절편을 변화시키는 파라미터가 2개 있었는데, 서로 그냥 곱하기였다. 하나는 분자에, 하나는 분모에 들어가는 느낌과 비슷하다.
물론, 막히는 길에서 지옥을 맛본다는 이야기에는 대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