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shitting Blog

개소리하는 블로그

[ bullshit ]

눈물이 그냥 올라옴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한지 5개월쯤 되었다. 2월엔 심리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3월쯤엔 상황이 좋아져서 약을 테이퍼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무너졌다. 피로가 심하게 몰려왔다. 아침에 하던 웨이트도 갈 수가 없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하루 연차를 내고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하루 종일 누워 있기도 했다. 그때 무너지기 전에 만들었던 그릭요거트가 지금 분홍색 곰팡이가 핀 채 냉장고에 밀봉 상태로 들어가 있다. 계란도 유통기한이 2주나 지났다. 처리하는데 애를 좀 먹을 예정이다.
여튼 이번주 월요일 진료 때 그걸 알렸다. 약 용량은 원복됐다. 그런데, 의사가 갑자기 "힘드시죠?"라고 물어봤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이후, 매일 귀가 후 한 번씩 집에서 눈물이 그냥 갑자기 올라온다. 흐르기도 한다. 6일째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당황스럽다. 그렇다고 그냥 방문 부수고 나오는걸 못나오게 할 방법도 없다. 밖에서 안나오는게 어디인가 하고 그냥 지내고 있다.

다운됐다

말 그대로 다운됐다. 운동도 시작했고 해서 약을 테이퍼링하던 중이었다. 저번 한 달은 잘 버텼는데, 이번 테이퍼링은 못버틴 것 같다. 말 그대로 다운됐다.
서서히 아침에 가던 운동도 힘들어지더니, 갑자기 수면이 흔들렸고, 악몽도 꿨다. 자도 자도 피곤했다. 그래서 이번주는 아예 수요일에 휴가를 내고 하루 종일 집에서 누워 있었다.
출근을 했는데도 각성이 올라오지 않고 피로가 떠나가지 않았다. 특히 컨택스트 스위칭이 평소보다 배는 힘들었다. 서버실이라도 가면 왠지 사고가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엄청 조심조심 움직였다. 내 고유수용감각(내 몸의 속도, 위치 등을 느끼는 감각)을 믿지 않고 내 손 발의 움직임을 눈으로 다 확인하며 움직였다.

오늘은 엄마가 집에 오셨다. 날씨가 좋다고 날 공원에 끌고가 같이 산책을 했다. 훨씬 나아졌다. 엄마가 되돌아가고 난 후, 쓰레기도 비우고, 차에 기름도 넣고 세차도 하고 왔다. 하지만 곧 에너지는 바닥이 났다. 임진각까지 드라이브를 가려고 했지만, 지하철역 한 개 지나자마자 그럴 마음이 사라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월요일에 병원을 가므로, 지금의 문제는 곧 해결될 듯 하다. 그리고, 내일도 산책을 가야겠다. 오늘보단 덜 걸을 예정이다. 환갑이 다 되어 가는 엄마가 나보다 건강한 것 같다. 뭐 좋은 일이다.

brainfuck-generator

brainfuck-generator
맞다. 만들었다. 하찮고 재밌다.
슉랭에 대해 접한지 1-2년쯤 지났다. 설렌다 해놓고 건드리지는 않았다. 삘이 안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오늘 왔다.
이번주는 몸이 좋지 않아서 운동도 두 번이나 쨌다. 머리도 잘 안돌았다. 그러다 오늘 괜찮아지면서 갑자기 심심함을 느끼고, 슉랭이 생각난 것이다. 하지만 슉랭만 구현하면 너무 지엽적인 부분만 커버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brainfuck을 구현한 후, 슉랭과 같은 아류작을 지원하도록 만들기로 했다.

Claude랑 핑퐁하면서 개발을 했다. 순전히 재미를 위해 하는 것이므로, 코드는 내가 짰다. 코드를 짜다가, '.(출력)'이라는 명령을 뒤늦게 알았다. 이걸 알고 나니 갑자기 머리속이 정렬했다. '출력을 매 글자 마다 찍는거면... 앞에꺼 재활용해도 되잖아???' 그렇게 최적화가 한 번 일어났다. 그 전엔 그냥 제곱근과 반복문을 이용해서 + 출력을 줄이는 방법만 적용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이외에도 또다른 최적화가 많을 것 같다. 당장 반복문만 해도 depth를 늘릴 수 있다. 세제곱근을 이용한다던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 글자로부터의 diff를 구하는 방법 대신, 128부터 시작해도 된다. 128은 2^7이므로, 2^2 * 2^2 * 2^3 => "++++[>++++[>++++++++<-]<-]>>."이다. 손으로 빚어내 보니, 또 묘하게 재미가 있다. 후회되지 않는 뻘짓 목록에 들어갈 것 같다.

아 세제곱근 이야기 해놓고 직접 손으로 쓰고 나니, 구현해보고 싶어졌다. 세제곱근이 의미가 있으려면, 글자수를 기준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대충 8부터 놓고 해보자.
8 = "++++++++."(9글자) vs "++[>++-]>++++."(13글자) vs "++[>++[>++<-]<-]>>."(19글자)
27 = "+++++[>+++++<-]>++."(19글자) vs "+++[>+++[>+++<-]<-]>>."(22글자)
64 = "++++++++[>++++++++<-]>."(23글자) vs "++++[>++++[>++++<-]<-]>>."(25글자)
125 = "+++++++++++[>+++++++++++<-]>++++."(33글자) vs "+++++[>+++++[>+++++<-]<-]>>."(28글자)

64부터 슬슬 역전하기 시작했다. 그럼, 영문자부터는 사실상 세제곱을 쓰는 쪽이 유리하다. 근데 굳이 그렇게 영문자니 뭐니 할 필요 없이, 64를 기준으로 해도 된다. 그렇게 해서 방금 글 쓰다가 또 커밋했다. 디코딩 다 깨졌다가 고쳐져서 정상적인 문자열 나오는 순간의 쾌감이 장난 아니다.

이제 진정하고 약먹고 잠이나 자야겠다.

체력

체력이 낮으니 문제가 되는걸 발견했다. 가벼운 감기인데 피로가 심하고 머리도 잘 안돈다.
그래서 글도 여기서 끝.

점근선

그것은 내 체력의 완전한 회복인가.
지독하게 느리다.

이제 주 4회, 30분짜리 웨이트를 시작했다. 3주차를 마무리했다.
회사에서 사람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올 힘이 없어서 택시를 타던 빈도도 주3회에서 주 0-1회 정도로 줄었다.
이 기본적인 생활을 얻어내기 위해 6개월을 보냈다. 물론 그 6개월 동안 다시 무너질 위기가 없지 않았다. 불면증도 왔었고, 최근까지는 수면분절도 있었다. 물론 수면 문제는 이제 거의 해결이다. 매일 수면분절이 있었던 데 반해, 이제는 주에 1-2번만 깬다.

근데 진짜 느리다.
오기는 하는걸까 하는 의문도 든다.
될 듯 말 듯 보이지만 사실은 영원히 닿지 않는 점근선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근데 뭐 따지고 보면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잠이나 자야겠다.

전등 교체

이사 이후 눈이 침침할 정도로 애매하고 어두운 밝기의 거실등으로 1년 4개월을 지냈다. 처음엔 그냥 형광등인 줄 알고 방심하고 뚜껑을 열었는데, 무려 LED등이었다. 등을 통째로 교체하고 컨버터에 전선을 피복해서 끼워야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귀찮아서 내비둔 채 1년 4개월이 지났다.
그러다 요즘 몸이 살아나기 시작하니 그 애매한 밝기의 조명이 눈에 심하게 거슬렸다. 주말 마다 집청소는 하면서, 이 거실등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기만이다. 그래서 새 LED등을 구매했다. 그리고 방금 거실등 교체를 완료했다.
다른건 딱히 문제가 없었으나, 컨버터의 그 전선이 문제였다. 영원히 교체하지 않을 각오를 한 것인지, 전선 연결부가 완전히 플라스틱 케이스로 싸여 있었다. 게다가 그 케이스는 뚜껑이 한 번 체결되면 빠지지 않는 형태였다. 케이스를 커터로 잘라내다가 화딱지가 나서 전선을 니퍼로 끊고 피복을 해서 해결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어제 어깨운동을 했었다. 타들어갔다.
뭐 하나 그냥 되는게 없다.

재시작

몸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뭐 거창하겐 아니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뿐이다.
그동안은 스쿼트 30개, 푸시업 20개, 리버스크런치 20개를 3세트만 하는 정도로 주 2회 시동만 걸었다.
이제 상/하체 루틴을 분리해서 주4회짜리로 늘리고 헬스장을 등록했다.
체중이 체중인 만큼, 식이도 조절해야 할 것 같긴 한데, 공복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서 좀 까다롭다. 그냥 아침, 점심 그대로 가고 저녁을 프로틴음료로 대체할 생각이다.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사람이 되는게 먼저다.

그것이 왔다.

왔다. 경조증 후의 침잠. 근데 약 덕분인건지, 크게 오진 않는다. 그냥 집에 와서 녹초가 될 뿐이다. 끼니를 거른다던가 하는 문제는 없다. 대신 설거지가 쌓였고, 실내복으로 갈아입고는 외출복을 그대로 바닥에 던져놓은 상태다. 자기 전에 겨우 빨래통에 던져넣음으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 있다.
설거지는, 엄두가 안난다. 사실 그냥 잡고 하면 되는데, 모드가 안온다. 또 내일 해야지 하고 미루고 있다. 그래도 주말엔 날잡고 집안일을 하고 있다. 아직은 인간이다. 심해지면 난 돼지가 될 것이다. 돼지우리에 살기 때문이다.
그냥 온 김에 쉬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라이브러리 메이저 버전업을 4번이나 해댔으면 좀 쉬어도 되지 않나. 근데 아직도 수면 분절은 그대로다. 새벽 2시, 4-5시. 여전하다. 깰 때도 정말 흠칫 하면서 깨서 한동안 잠이 안든다. 아무래도 난 초식동물인가보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도 육식에 특화된 식습관과 위장을 가졌다.
맥락 훅훅 튀어다니는 개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잘 때가 된 것이다. 자러 가야겠다. 2시에 봅시다 world!

Burst mode

심리검사결과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난 지금 경조증 상태다. 그래서 액터 라이브러리의 업데이트가 일주일 사이에 메이저로 4번이나 이루어져 버렸다. 물론 메이저 업데이트를 과감하게 하기 때문에 생각하는 만큼의 코드작업은 아니지만,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진건 사실이다.

6.0.0은 액터 간 통신 시 직렬화를 제거해서 성능을 확보했다. 직렬화만 제거한게 아니라, 메시지 자체를 래퍼런스만 전달하게 해버려서 극단적으로 성능이 향상됐다.

7.0.0은 bounded-channel 지원을 추가했다. 적당히 await하도록만 추가했지만, 백프레셔 상황에서 OOM이 나는건 막게 됐다.

8.0.0은 ActorSystemCmd enum member들의 각 요소에 이름을 달기 위해, 멤버들을 구조체로 변경했다. ActorSystemCmd를 직접 tx 받아다가 쏘는 유저 때문에 메이저 업데이트로 뒀다.

9.0.0은 job 기능에서 abort/stop/resume이 가능하도록 추가했다. 물론 잘 쓰이진 않는 피쳐인 듯 하지만, job이 있다면 그걸 컨트롤할 수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추가했다.

그리고 사실 9.0.0 기능의 stop/resume의 세부 동작에서도 개선할 부분이 남아 있는데, 너무 달리는 것 같아서 일부러 멈춘 상태이다. 게다가 안쓰잖아요? 난 쉽니다.

그럼 이 코드 작업 안하고 뭘 하는가 하면... 역시나 쉬진 못하고 있다. 그래도 잘 땐 잠이 온다. 그조차도 감지덕지다.

심리검사 결과

불면증으로 인해 병원에 방문했다. 하지만 몇 차례의 진료 과정에서 심리 문제임이 의심되어 심리 검사를 풀세트로 받게 되었다.
최근 회사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을 사건이 있었던 후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았던 것인데, 안정제를 처방받았더니 평일에도 내리 10시간 이상씩 매일 잠을 자고, 주말엔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이후 항우울제를 극소량 복용했더니 말도 안되는 몰입력으로 하루 종일 집에 홈랩을 구축해댔다. 수면 시간도 확 줄어들었다. 그 사실을 알리니 의사는 조울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항우울제를 빼고 조울증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조금 나아졌다. 대신 이번엔 수면이 분절됐다. 매일 새벽 2시, 4-5시에 깬다. 4-5시에는 너무 쌩쌩해서 정말 일과를 시작해야 하나? 하고 밥을 먹거나 컴퓨터를 하다 보면 다시 1시간쯤 후에 졸려서 다시 자야 한다. 그걸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심리검사를 받게 됐다. 임상심리상담가(?)가 와서 그림도 그리라고 하고, 데칼코마니 보여주면서 보이는거 이야기하라고도 하고 그랬다.
결과는 너무 길다. 다 쓰기 귀찮다. 다만 특징적인 부분은, 내가 스트레스 상황이 있으면 일에 몰입하는 방식으로 그 불쾌함을 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조울증이라기보다는 그쪽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지금은 경조증 상태로 보인다고 한다. 스트레스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인 듯 하다. 회사 자체가 스트레스인 상황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 피하기도 싫다. 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냥 시간아 빨리 가라 하고 일에 몰입하고 있다. 항상 그랬듯이 말이다.
아, 정신 문제? 모든 지각능력이 정상이라고 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운동이나 해야 할 것 같다. 근력 운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주에 1-2회밖에 안하는 상황이다. 피곤하면 바로 스킵하고 있다. 하지만 일로 도피할 에너지를 좀 더 여기다 써도 될 것 같다. 날이 풀리면 조깅도 시작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상황이 좋아지고 병원 도움도 받게 되면서 식욕이 되돌아왔다. 그래서 하루 6번 매일 똑같은걸 끊어먹던 생활에서 탈피해서 3끼로 줄었고, 2끼를 든든하게 먹게 됐다. 무려 일반식으로 말이다. 그와중에 하는 운동은 가끔 하는 근력 뿐이니, 벌크업만 된다. 그래서 지금 71kg이다. 역대급 몸무게다. 무릎이 "뭐야 무슨 일이야!?" 하고 소리치고 있다.

귀찮아서 모니터를 없앰

집에서 노트북에 24인치 모니터를 연결해서 쓰고 있었는데, 슬슬 귀찮아짐.
무엇보다도 모니터 거치대의 높이에 한계가 있었는데, 노트북 모니터도 높이를 좀 올리고 싶었음. 그랬더니 의자를 제껴서 누워서 보면 노트북 모니터가 외장모니터 일부를 가려버렸다.

그리고 오늘 본격적으로 킹받는 부분이 발생했다. 집 조명이 애매한 밝기인데, 교체가 귀찮았음. LED
라서 전등 패널 자체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체한다고 해도 밝아진다는 보장도 없음. 그래서 모니터 밝기를 조절하기로 하고 ddcutil을 설치함. 그리고 신나게 ddcutil detect를 날림. 그 결과, 모니터는 DDC/CI를 지원하지 않음. 그래서 새 모니터를 사야 한다.

개뿔? 왜? 그냥 모니터를 없애면 되는거 아님? brightnessctl 이용하면 내장모니터 밝기 설정은 가능함. 그래고, 리눅스 유저로서 작은 화면에서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은 수치다. 그냥 13인치 노트북 모니터에 적응하기로 함. 모니터를 당장 연결 해제하고 창고에 넣어버렸다. 넣고 나니까 책상도 훨씬 깨끗하고 좋다.

남은건 작은 화면인데, 워크스페이스가 10개나 되는데 불평할꺼면 그냥 포기하고 커다란 모니터 사서 윈도우나 쓰자. 맥은 선택지에 없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맥 별로 안좋아한다. 플랫폼에 종속되게 만드는거 극혐이다.

블로그 제작이 너무 쉽다

Notion에 일기마냥 글을 쓰고 있었는데, ChatGPT의 "다 들고와 뭐든 만들자!" 하는 성향 덕분에 블로그가 탄생했다.
깡 html, js, css로 그냥 끝나버렸다.
마크다운도 그냥 갖다쓰면 된다.
글? vim 쓰는 사람이 웹에 에디터 붙일 필요가? 없다.
만족이다.

친절한 블로그는 절대 아니다.
내가 기억하기 위한 일기일 뿐이다.
그래서 링크도 공개 안했다.

유저 트레킹도 안한다.
내가 싫어하는데 남한테 할 이유가 없다.
사실 귀찮은게 더 크다.
겸사겸사 배려의 차원인걸로 포장해 봤다.

부서이동 후기

ML Platform 팀으로 이동했다. 지금은 인수인계를 받고 있는 단계다. 이동한 팀의 팀장님이 이직을 하는 바람에, 기존에 계시던 분이 팀장으로 승진하면서 문서 정리와 동시에 실무까지 도맡으면서 인수인계 일정이 조금 길어지고 있다. 물론 아직 3일밖에 안됐다. 일단 빠르게 잡다구리한 일이라도 분담해야 할 것 같다. 과중한 상황을 겪어봐서 알기 때문이다. @!#$!#@!#@

일단 인수인계 준비하시는 것을 기다리면서, 쿠버네티스 개발환경 구축하는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KVM + QEMU 기반으로 로컬에 클러스터를 올리고 있다. 24스레드 머신이라 다행이다. 오늘 일단 클러스터 올리는 것은 다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GPU를 VM에 할당하다가 다 어그러졌다. 일단 재부팅을 해뒀고, 내일 더 볼 생각이다. 안되더라도, 손이 엄청 빨라졌기 때문에 딱히 걱정 없다.

오랜만에 쿠버네티스를 만져서 기억이 안날까 좀 걱정이었는데, 머리가 아닌 손이 기억하고 있었다. 내 생각에, 난 머슬메모리 용량이 뇌용량보다 큰 듯 하다. 아니, 뇌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건가. 그리고 이번에 KVM + QEMU 조합을 처음 써봤는데, 커맨드라인으로 VM 관리 다 하니까 쾌감이 있다. VirtualBox는 커맨드라인에서 사용하면 아주 불편한데, 이건 아니다. 그냥 kubectl 쓰는 느낌이다. virsh edit <vm_name> 하면 그냥 XML 직접 수정이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뺨 쎄리며 개발하는 그 느낌 맞다. 내 전공인 체육교육학을 영어로 쓰면 Physical Education인데, 물리적 교육이다. 맞다. 때려서 길들이는거다. 딱 대.

속지 마라.

또 한 가지, 관심 직무를 각자 이야기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각자 다 달랐다. 난 고전적인 인프라 엔지니어링과 보안에 관심이 있다. 새로 입사하신 분은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다. 팀장님이 이직하는 바람에 갑자기 신생팀처럼 된 면은 있지만, 그래도 관심사에 빈틈은 없는 듯 하다.

뚫었다 용인

그렇다 뚫었다. 그것도 용인의 내가 자주 가던 필드인 용인대학교를 찍는데 성공했다. 내비게이션 안찍고 말이다. 물론, 이번에도 용인의 어디를 갈지는 미정이였다. 심지어 이 상태는 용인에 도착한 이후에도 미정이었다. 용인시청 표지판이 보일 때까지 목적지를 몰랐다.

저번의 실패를 교훈삼아, 이번엔 섵불리 경기도 지역을 향한 표지판을 따라가지 않기로 했다. 저번에 실패했던 이유는, 안양 표지판이 보여서 섵불리 빠졌다가, 서부간선지하도로를 타게 됐고, 이후 복잡한 길에서 방향을 잃고 대충 시흥을 향했던 선택이 틀렸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올림픽대로에서 좀 더 동쪽으로 갔다. 그러다 어항 모양 안에 1번이 적힌 표지판을 봤다. 1번이니까, 경부선 아닐까? 하고 따라가니 경부고속도로였다. 과거 용인으로 다닐 때도 경부고속도로를 종종 이용했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니, 용인서울고속도로가 나왔다. 바로 빠졌다. 그리고 종점까지 감. 그럼 용인이겠지. 그리고 나서는, 갈림길이 있었다.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신갈이 보였다. 용인과 신갈이 표지판에서 같은 방향으로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신갈을 따라갔다. 물론 중간에 잘못 빠져서 한 바퀴 돌고, 난리도 아니였다.

신갈을 따라가다 보니, 용인시청 표지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 목적지는 용인대다! 용인시청을 향해 쭉쭉 따라가다가 용인대에 도착했다.

이제 남은건 돌아가는 것. 근데 방광을 비워야 한다. 다이소에 가서 화장실 들르는 김에, 감자칼을 샀다. 사야지 해놓고 까먹었던건데 마침 눈에 보였음. 그리고 간식 시간이었어서, 물과 간식을 사들고 다시 집으로 향함.

길 잘못 들러서 경부고속도로를 또 같은 방향으로 탔다. 그래서 동탄을 지나 오산까지 내려감. 오산 톨게이트를 빠져나온 후, 어디든 들어가서 유턴해서 되돌아갔다.

그렇게 경부선 타고 온 길로 그대로 돌아가면 됐는데, 또 다른 시도를 했다. 인천 방향으로 빠지는 것이다. 경부선 끝단으로 가면 신사역인지 어디인지, 여튼 강남권이다. 싫다. 막힐 것 같았다. 그래서 인천 방향으로 빠졌다. 서쪽으로 가다가 적당할 때 북진해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무슨 도로인지도 모르고 그냥 쭉 따라왔다. 찾아보니 영동고속도로였음. 어디쯤에서 빠지지…? 하고 고뇌하던 찰나에, 서서울이 나옴. 개꿀! 나 서울 서쪽 삼! 바로 빠졌다.

익숙한 금천구가 나왔다. 고놈의 금천구! 얼마 안가 또 서부간선지하차도가 등장했다. 그거 뚫고 나오니, 다음 문제는 성산대교 vs 수서였다. 성산대교가 몇번째더라? 수서랑 수색도 맨날 헷깔려서 재확인이 필요했다. 하지만 곧 결론이 남. 수서엔 수서역이 있고, SRT에 좋은 노선 다 준다고 코레일이 삐졌던 사건을 알고 있다. 그럼 수서는 강남 근처일 것이다. 성산대교는 내가 일산에서 회사로 갈 때 중간에 지나친 대교다. 따라서 성산대교쪽이 확실히 서쪽이다. 성산대교쪽을 따라가서 건넜고, 강변북로에서 가양대교를 건너 집으로 돌아왔다.

후기: 기분 째질거같은데 에너지도 바닥 찢고 지하로 감.

반성: 적당히 하자.

1종 수동 면허 취득

과한 운동은 아직이다. 가끔 에너지가 애매하게 차올라서 뇌가 착각을 하는지, “야야야 움직여! 뭐 해보자!!!!” 할 때가 있었다. 근데 그 때 그걸 따르면 초기화된다. 그걸 몇 번 당하고 나서, 적정 지점을 찾았는데, 그것은 드라이브였다. 운전을 하면 내 조작을 통해 실제로 속도가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뇌가 잘 속는 듯 하다. 그러고 나면 진정되고, 잠도 잘 온다. 효율이 좋다. 그 대신 허리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충격흡수 방석을 깔고 운전하고, 복압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쓴다.

드라이브는 어떻게 하냐면, 그냥 네비를 찍지 않고 아무 대나 찾아간다. 처음엔 집 근처에서 잠시 도는 정도였는데, 에너지 레벨이 회복되어 가면서 갈수록 길어졌다. 그래서 저번엔 자유로를 타고 쭉 가다가 판문점 표지판이 보여서 급히 빠져나와 임진각을 찍고 돌아왔다. 최근엔 인천공항을 찾아갔다. 그러나 나오는 길에 송도 표지판이 보이길래, 에너지가 남아서 학교를 찾아가서 찍고 돌아왔다.

송도는 근데 표지판 글씨가 너무 작아서 길을 많이 헤맸다. 글자가 보이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았다. 정말 에너지 넘칠 때만 가야 한다.

그런 네비게이션 없는 드라이브를 하면서, 어느날 문득 운전 자체가 심심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난폭운전을 할 수는 없다. 그 몇 초 사이의 고민 결과 “운전의 난이도를 올리면 되잖아?” 하는 묘안을 떠올렸다. 그래서 수동변속이 궁금해졌다. 그 길로 집 돌아가는 길에 운전면허학원에 들러서 1종 수동면허 과정을 등록하고 돌아왔다. 비용은 대충 50만원 정도 든다. 그걸 몇 초 사이의 고민 후에 질러버린 것이다. 이건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에 기인한 지출이다. 따라서 의료비로 봐도 될듯? 물론 개소리다.

그래서 어찌저찌 수동변속기 사용법을 익히고 면허도 취득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자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하면서, 차를 멈추려고 브레이크를 잡고 있으면 마지막쯤에 뭔가 해방되듯 살짝 밀리는 현상을 느껴 왔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1단 기어가 감당하는 속도 레벨 이하까지 내려가면 클러치를 밟아 동력을 해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엔진브레이크에서 해방되고, 속도 감소폭이 줄어들게 되어 더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물론 이걸 알아낸 것도 좋았지만, 실제로 수동변속 자체가 재미있기도 했다. 아치리눅스 감성이다. 주석이 없어 추리해야 했던 그 체결률 공식의 중복된 두 파라미터의 관계같기도 했다. 물론 그건 필요없이 두 개가 된거지만, 이건 필요해서 2개다. 변속이 있으려면 파라미터가 두개여야 한다.

체결률 공식의 파라미터 이야기는, 대충 y절편을 변화시키는 파라미터가 2개 있었는데, 서로 그냥 곱하기였다. 하나는 분자에, 하나는 분모에 들어가는 느낌과 비슷하다.

물론, 막히는 길에서 지옥을 맛본다는 이야기에는 대찬성이다.

병가

회복은 더디고 재택근무 기간만 늘어나는 상황을 더이상 두고볼 수 없어서 병가를 한 달 내게 되었다. 병가 후, 사무실로 완전히 돌아가기로 약속했다. 난 얼마 전 부모님 집에서 나와 디스크 파열 후 사무실 출퇴근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이사했던 내 집으로 돌아왔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이번에도 회복에 실패하면 그냥 죽어라” 하는, 죽거나 해내거나 모드를 다시 발동했다. 게다가 어머니가 요즘 인생 황금기를 또 맞이하셔서, 낮에 거의 안계시는 바람에 혼자 사는 것과 딱히 다를 것이 없기도 했다.

게다가 부모님 케어를 받으며 억지로 맞춘 리듬은 앞으로 성인으로 살아가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을 챙기는 방법을 모르는데, 배고픔을 제 때 느낀다 해서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배고픔을 느껴도 움직일 수가 없어 계속 굶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그 전에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병가의 목적은 사무실로 완전 복귀하는 것이다. 그걸 목표로, 건강 상태에 맞게 중간에 간식을 넣어서 일정표를 짰다. 1주차는 하루에 3끼 먹는 것 외에 아무 목표가 없어서 표에서 생략했다.

시간병가 2주차병가 3주차병가 4주차복귀 후
07:00 - 08:00기상 및 식사기상 및 식사기상 및 식사기상 및 식사
08:00 - 08:30가벼운 근력 or 휴식(격일)근력 or 조깅(격일)근력 or 조깅(격일)근력 or 조깅(격일)
08:30 - 09:00샤워샤워샤워출근준비
09:00 - 10:00산책 20분 및 휴식산책 30분 및 휴식산책 40분 및 휴식출근
10:00 - 13:00간식 및 휴식간식 및 가벼운 활동간식 및 공부간식 및 업무
13:00 - 14:00식사 및 완전 휴식식사 및 완전 휴식식사 및 완전 휴식식사 및 완전 휴식
14:00 - 16:30휴식 or 가벼운 활동공부공부업무
16:30 - 17:00간식 및 휴식간식 및 휴식간식 및 휴식간식 및 휴식
17:00 - 19:00휴식 or 가벼운 활동가벼운 활동공부업무
19:00 - 20:00산책 20분산책 30분산책 40분퇴근
20:00 - 21:00식사식사식사식사
21:00 - 22:30취침준비가벼운 활동독서취미활동
22:30 - 23:00취침준비취침준비취침준비취침준비
23:00 -취침취침취침취침

복귀 후에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래와 같다.

  1. 정시 취침, 기상
  2. 정시 식사
  3. 간식
  4. 저녁 시간대 스트레스 제거
  5. 퇴근 후 회사 컨텍스트를 완전 끊기 위한 활동

병가 1주차의 목표는 완전한 휴식, 하루 3회 적당한 시간에 밥먹기, 그리고 집을 업무와 완전 무관한 공간으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먼저 집의 TV에서 컴퓨터 연결을 해제했다. 책상에서 노트북을 이용하도록 말이다. 그리고 그 TV에는 어디서 싸게 업어온 고전게임기를 달았다. 더이상 이 거대한 화면은 일을 하기 위한 화면이 아니라는 자기기만을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몇 판 하고 던져놨다. TV 채널도 좀 돌려 봤는데, 그냥 왠지 시끄럽기만 해서 껐다. 다음으로, 아침에 산책을 나가는 것 이외엔 하루 세 끼 다 챙겨먹고, 아무 계획도 없이 집에 있었다. 카페인도 다시 완전 중단했다. 3-4일 정도는 두통에 고생했다. 잠도 엄청 잤다. 그러고도 밤에 또 쭉 잤다. 병가 직전에 또 고객사의 “해-줘”로 인해 1주일만에 해치운다고 러시를 하는 바람에 허리디스크로 인한 방사통이 있었지만, 약 3개월 동안의 재택근무 기간 동안 꽤나 호전된 것인지,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였다. 많이 잔 만큼 시간은 정말 훅 갔다.

지금은 2주차에 접어들었다. 2주차의 목표는 활동량을 조금씩 늘리고, 회사의 시간표와 비슷하게 리듬을 맞추는 것이다. 1일차엔 산책을 2회로 늘리고, 아침에 근력운동을 아주 살짝 했다. 2일차엔 실수를 했다. 저녁 먹고 다시 산책을 하던 도중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임박해 뜀박질을 하게 되었다. 뛰어진다는 사실 자체에 너무 기분이 들떠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집 앞 산책로를 따라 뛰다 보니, 1km를 뛰어버리고 말았다. 인터벌이라도 뛴 것 같았다. 결국 또 밤에 잠을 잘 못잤다. 3일차엔 산책만 2회 하고 집에서 졸면서 가볍게 책만 읽다 잤다가 했다. 전날의 무리에 대한 반동인지, 20시쯤엔 졸음이 극에 달해 빌빌거리다가 언젠가 잠들었다.

3주차 목표는 일상을 되찾는 것이다. 운동 강도도 한 40대 일반인 정도로는 회복시킨다. 낮잠도 점심식사 후 남는 시간 이외엔 다 제거한다. 운동 강도를 늘리기 때문에 오전엔 가벼운 활동만 자유롭게 하고, 점심 식후에 공부도 넣었다. 공부할 것은 Rust 커널이다. 관련 입문서를 예전에 샀었는데, 생각만 해도 기대된다.

4주차 목표는 실제 회사 생활에 준하는 활동에 적응하는 것이다. 실제 통근에 걸리는 시간 만큼 산책을 하고, 공부도 실제 근무시간 만큼 한다. Rust 커널을 이 때 1회독 끝낼 것 같다. 만약 생각보다 빨리 끝나면 추가로 뭘 더 꺼내진 않고, 커널을 써먹을 수 있는 간단한걸 하나 만들어 볼 생각이다.

루프레코더 삽입 후기

우여곡절 끝에 결국 삽입하게 됐다. 수술이 워낙 간단해서 당일퇴원 일정으로 수술을 받았다. 당일퇴원으로 수술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문 시설이 있었다. 좀 누워있다가 생각보다 빨리 수술실에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서 이동하는 경험은 거의 10년만이라 어지러웠다. 하늘 보고 정수리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속도도 꽤 빨랐다. 최소한 내 배영 속도보다는 훨씬 빨랐다.

대학병원이기 때문에, 수술 현장에서 교수 의사가 학생 의사에게 이번을 기회삼아 교육을 진행하는 것 같았다. 옆방에 가더니, 어떤 검사인지랑, 어떻게 진단할지를 설명하는 것 같았다. 방음이 잘 되는줄 아나보다. 이후 째기 직전에, 교수는 C-Arm을 켜두고는 학생에게 PBL식 문답법으로 위치 어떻게 잡을지 물어봤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교수가 뭔가 모르는가보다 하고 식겁했을 듯 하다. 학생은 꽤나 명쾌하게 답을 했다. 교수가 그럴듯하게 반론을 제기해도 근거 조목조목 대면서 자기가 제시한 위치가 맞다고 설명함. 교수도 만족했는지 그대로 위치 잡고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부분마취 후 맨정신으로 받았다. 치과같았다. 위에는 C-Arm이 있었고 옆에 화면에서 엑스레이 화면이 나왔다. 그래서 의사에게 저거 보고 있어도 되냐고 하니 된다고 해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C-Arm은 처음에 루프 위치를 잡기 위해 주사바늘을 위에 올리고 사진을 찍어서 표시하기 위한 것일 뿐, 수술 중엔 켜놓지 않았다. 그냥 고개 돌리고 수술 받은 사람이 되었다. 심박수, 심전도, 산소포화도, 혈압 정도만 볼 수 있었음. 심박수는 내내 60대에 있었다. 긴장되어야 하는 상황에 오히려 심박수가 더 떨어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부분마취를 진행했는데, 느낌이 딱 치과였다. 기기를 삽입할 때였는지, 강한 힘으로 뭔가를 미는데, 피부가 세개 당겨져서 마취되지 않은 곳이 아팠다. 좀 아프네요? 했더니, 참으라고 하는 것까지 치과랑 똑같았다. 피부를 꼬맬 때 따끔거리는 느낌도 좀 났다.

수술 종료 후, 의외의 고난이 찾아왔다. 똑바로 누운 자세로 또 1시간을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수술 전 대기하면서부터 불편한 침대에서 계속 위를 보고 누워 있었더니 허리가 아팠음. 그래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이후 엄마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바닥이 울퉁불퉁할 때마다 허리가 쑤셨다. 수술 부위 통증은 느낄 새가 없었다. 옆으로 누우면 피부가 쏠려서, 집에서도 똑바로만 누울 수 있었다. 그래서 다음날까지 잘 앉아있지를 못했다. 지금은 필요하면 좀 비틀어서 누울 수 있다.

기록은 3개월 마다 검토한다고 하며, 체내에 삽입된 장치에 저장되고 있다. 부정맥 이벤트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기록하고, 평소엔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리고 버튼이 하나 달린 리모컨을 받았는데, 저번에 발생한 심각했던 그 증상이 발생하면 재빨리 누르라고 함. 누른 후 불빛이 점멸할 때 가슴에 갖다대면 뭔가 페어링되듯이 불빛이 바뀜. 그러고 나면 7분간 강제로 기록하게 된다고 한다. 리모컨은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하고, 잃어버리면 안되므로 목걸이로 만들어서 항상 착용하고 있다.

수술 비용은 73만원 정도였다. 건강보험이 적용됨.
참고로 강했던 증상 2번째 발생한 이후 심장 검사 한 번 쫙 돌았을 때는 아래와 같은 검사를 했고, 20만원이었다.

  • 심전도
  • 감상선검사
  • 심장초음파
  • 72시간 홀터 검사

따라서, 부정맥 진단을 위해 총 93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고 보면 된다. 물론, 20만원 정도 들었던 검사는 의원급 병원에서 진행했다. 따라서 대학병원에서 받게 된다면 이것보다 비용이 더 높을 것이다. 대충 100만원 정도 잡으면 그 안에 들어올거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이후 3개월 마다 진료가 있어 야금야금 나가는 비용도 좀 있긴 하다. 보통 엑스레이 찍고 하면 점심값 정도 나온다(이번에 13,800원 나왔다). 엑스레이 안 찍어도, 기록 해석에 대한 비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짐덩이가 되었다.

의사로부터 부정맥 정밀 진단을 위한 루프레코더 삽입을 권유받았다. 72시간 심전도에서도 잡히지 않는, 갑작스런 빈맥과 일시적으로 심장이 멈춘 듯한 감각, 그리고 이와 함께 몸이 마비되는 증상이 가끔 있었기 때문이다. 첫 증상은 2016년. 파산 글에서 언급했던 대학생 때의 그날이다. 두번째는 올해 2월, 그리고 최근엔 5/31. 그날은 기절까지 했다. 다행인 것은, 3번 모두 쉬거나 잠을 자기 위해 누워있다가 발생해서 외상은 없었다. 다행이 아닌 것은, 위급함을 알아차리면 이미 움직이거나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사람이 있어도 문제를 알리기가 어렵다.

난 이전엔 그저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하고 넘겼었다. 그런데, 최근에 발생했을 당시엔 초기부터 뭔가 심각함을 느꼈다. 119에 신고하기 위해 휴대폰을 어떻게든 잡았지만, 결국 의식을 잃어 신고하지 못했다. 의식까지 잃은건 처음이었다.

의사는 그 상황에서 스스로 회복하지 못해 못깨어났다면 그대로 죽었을거라고 했다. 근데, 크게 놀랍지 않았다. 그냥 맞는 말이였다. 못깨어나면 죽는거지 뭐. 마치 “저 집에 불이 났어요. 불이 안꺼지면 전소됩니다.” 하는 수준의 이야기였다.

일단 루프레코더를 달면, 다음 증상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쯤이면 판단의 기로에 선다. 일단 진단이 돼야 치료를 하든 하는데, 진단이 안된 그 기간 동안엔 계속 이도저도 아닌, 죽을지 말지도 모르는 상태로 살아야 한다.

최근 카페인까지 끊고, 피로를 최소화하며 생활하던 차였다. 야근을 한 지도 꽤 오래 됐다. 사무실 근무일에는 집에만 도착하면 밥먹고 축 늘어져 버린다. 이렇게 계속 있으면 진단만 늦어지고, 시간은 이대로 무기력하게 흘러가겠지. 반대로, 진단을 앞당기려고 모든 일상과 활동에 복귀하자니, 혹시라도 증상을 목격할 사람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기립성저혈압으로 훈련 중에 아주 잠깐 쓰러졌을 때만 해도 목격한 사람들이 꽤 놀란 것 같은데, 이건 그 수준을 뛰어넘는다. 사실을 알면서 불안해할 사람들도 걱정이고 말이다.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처음 알린건 부모님이 아닌, 서울진도스 운영진 중 한 명이었다. 자기 감정엔 솔직하긴 하지만, 일단 남의 감정에 크게 이입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갤럭시워치에서 심박수랑 연동해서 SOS를 세팅하고 있었는데, 차마 부모님께 이야기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본 끝에 내린 결정은 1차적으로 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해보고, 부모님은 그 다음에 생각하는 것이었다.

역시나 가장 먼저 나온 답은, 가족들은 이걸 아는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일 터지고 나서 알리면 너무 놀라실 것 같다고. 그때 정신을 차렸다. 이 큰 짐을 그 한 명에게 다 지우는 것은 죄다. 마침 다음날 엄마가 내 집에 오기로 해서, 그 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역시나, 혼자 계속 살지 말고 일산의 부모님 집으로 돌아오라는 강력한 권유를 받았다. 사실 혼자 사는게 좋지만, 이번엔 거부할 수 없었다. 혼자 있으면, SOS를 받기로 한 사람도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 게다가 사람이 24시간 일어나 있지 않기 때문에, 새벽에 그런 일이 발생해서 구조가 불발되고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 사람은 죄책감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이런 책임은, 가족 내에서 해결하는게 맞다. 친구들은 그저 가벼운 조력자의 선에 두는 것이 맞다.

이제 어느정도 방향도 정해졌다. 가능한 빠른 일정으로 루프레코더를 삽입받고 가족들에게 돌아가기로 한 이상, 계속 이 사실을 비밀로 유지할 필요도 없다. 아니, 유지하면 안된다. 비밀로 유지하려 하면 이 사실을 아는 유일한 사람에게 꽤 큰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연휴 기간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여행 등 즐거운 일정들이 많다. 월요일 오후쯤에 상황을 공유할 생각이다.

뎀 윈 델 넷

동생 생일이 다가오는데, 마침 동생은 3D 모델링 때문에 산 게이밍 노트북을 짊어지고 일산에서 신당까지 오가다가 지쳐버려서 싸고 가벼운 노트북을 이리저리 찾아보고 있었다. 힌트를 이리 쉽게 주다니? 그래서 중저가 노트북을 사주기로 함.

일단 문제와 해결책은 아래와 같다.

  • 일산과 신당을 매일 오가는데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다니기 버겁다. 최근엔 그래픽 작업보다 논문작업이 주 용도이다.

    → 가벼운 사무용 노트북을 산다

  • 발표 시, 좁은 강단 위에 무식하게 큰 노트북을 올려서 하는데 많이 불편하다(낑낑대는 사이 청자들의 시선은 덤)

    → 화면 크기 적당한 노트북을 산다

대충의 구상은 이렇다.

  • 13 - 14인치 PD충전 지원 사무용 노트북 구매(외장그래픽카드 없는걸로)
  • 인텔 13-14세대 CPU는 피하기(버그 있음)
  • 집에 게이밍 노트북을 켜두고 원격 데스크톱 열어두기 → 원격으로 그래픽 작업 진행
  • 원격 붙을 수 있는 장소 범위: 아무데서나
    • 컴알못에다가 막 쓰는 습관을 고려
    • any로 원격 열면 분명 랜섬웨어로부터 행운의 편지를 받고 논문 처음부터 다시 쓰는 미래가 보인다.
    • 따라서, VPN 구축 필수

노트북은 DELL사의 2024 Latitude 5330 13.3인치 Free DOS 제품을 구매했다. 그런데 여기서 변수 발생. 윈도우 설치 중 드라이버를 찾을 수 없다는 오류가 떴다. 원인을 찾아보니 RAID를 지원하기 위한 Intel RST VMD 드라이버가 설치용 부팅USB에 없었던 것. 그래서 넣어주려고 보니, 내 리눅스 PC에서는 불가능했다. dd 명령을 통해 만든 부팅USB를 마운트할 수가 없었음. 그래서 윈도우 가상머신으로 USB에 해당 드라이버를 Extract해서 해결.

다음 관문이 나타났다. 윈도우를 설치하고 보니, 무선랜카드 드라이버도 없었다. 이외 각종 하드웨어 대부분 필수적인걸 제외하면 드라이버가 없었음. 델 사의 홈페이지에서 그냥 아싸리 드라이버 팩을 받아서 설치를 하려는데… 너무 많아서 열받으며 동생과 잡담을 하던 중, 내 노트북의 무선랜모듈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옴. 그때 내가 손에 들고 보여준 외장무선랜카드, 아니 이걸 왜 이제야 본거지?

그걸 이용해서 동생의 노트북에서 와이파이 연결한 후 델에서 제공한 드라이버 자동 설치 유틸을 받아서 돌렸다. 해결. 와이파이는 물론, 각종 하드웨어에 대한 동작도 개선되었다. 예를 들면, 두 손가락으로 터치패드에서 스크롤을 하는 등의 것들이 지원됨.

원격데스크톱 설정 후 네트워크에서 접속 확인. 그럼 이제 VPN 구축이 남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변수 발생. 집의 IP는 유동IP. 어느날 갑자기 바뀔 수 있다. 실컷 VPN 세팅해도 IP가 바뀌면 말짱도루묵이다. 물론 DDNS 설정하면 되기는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나타남. 라우터 설정으로 ADMIN 접근이 안됨. 맥주소 필터링에 걸렸다 함. 아 초기화하기 귀찮은데… 이때 떠오른 것은 Tailscale VPN이다. 전 인프라팀 팀장님으로부터 소개받은 Wireguard 기반 VPN인데, 세팅이 어렵기로 유명한 Wireguard VPN을 쉽게 세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오픈소스이다. 해당 VPN에 연결한 호스트를 DNS에 등록해서 통신하는게 가능하고, 호스트끼리 연결되면 P2P 연결이 되어 속도도 좋다. 근데 이거… 너무 좋잖아? 나도 내 개인망 하나 구축해서 이래저래 놀 예정이다.

다음 관문은 체력이다. 지금 이 구상이 머리속에서 계속 커지는 중임. 신체 스레드가 뻗어 대뇌 스레드가 생산한 정보들이 처리되지 않아서 램이 차오르는 중이다. 내일 친척집 방문도 못하게 되었다. 막 이것저것 만들건 많은데 실행이 안되니 서로 뒤엉켜서 우선순위를 놓고 다투는 중이다. 약오른다.

통증 민감도 문제

2015년 겨울, 발목에 연골이 찢어져서 수술로 제거하고 뼈에 미세천공술을 받았었다. 마취가 깼는데, 진통제를 놓아 줄까요? 하는 간호사의 말에 아무 고민 없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그냥 발목이 좀 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발을 딛었다가 번개침.

2019년 가을이였나, 속이 안좋으면서 허리도 많이 뻐근해서 시름시름 하다가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응급실에 방문했다. 통증강도를 찍으라길래 6정도를 찍었다. 그런데 요로결석이었다.

2021년이었나? 또 요로결석이 발생했는데, 속이 안좋으면서 날카로운 통증이 옴. 하지만 재택근무로 일 다 했다.

2022년에는 허리가 좋지 않아 검사를 받았는데 요추뼈 몸체 모서리가 부러진 채 한참 지났다는걸 알게 되었다. 쉬몰결절도 있고, 디스크의 수핵이 완전 빠져나간 뒤였다. 뼈가 충격을 다 받는 바람에 허리 통증이 자주 발생하기 시작했고, 번개도 자주 쳤다.

딱히 치료가 안된다 하여, 그냥 버티다가 결국 올해 4월엔 문제되는 요추뼈 아래의 디스크가 터져버렸다. 4월이 맞나 싶긴 하다. 원인이 되는 날짜가 두개 정도 예상되는데, 어디서 결정적으로 터진건지 모르겠음.

3월 대회 마지막날에, 진통제 가지고 있는걸 다 털어먹고 경기를 뛰었다. 경기 다 끝나고 나서 긴장이 풀렸더니, 위가 꼬여서 급하게 가지고 있던 진경제를 먹음. 이후 일정 끝나고 파한 후 호텔로 가는데, 진통제가 풀리면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 났다. 거긴 일본이었는데, 다짜고짜 약국을 찾아가서 진통제 코너 물어보고, 느릿느릿 일본어를 읽어가며 어떻게든 제일 쎄보이는 진통제를 사다 먹음. 아 이거, 신기한데, 일본의 소염진통제에는 카페인무수물이 첨가되어 있다... 자야 하는데? 그래도 일단 통증을 잡는게 우선이므로 약 먹고, 그날 잠 거의 못잠.

아 그리고 당시 새끼손가락도 부러져 있었는데, 의외로 이 손가락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 그냥 땡땡하게 부었다. 한국 돌아와서 검사해보니 쪼개져 있었음. 올...? 허리 아프고, 손가락 부러진 와중에 회사 갈 것 다 가고, 훈련도 갔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한 번 더 체크메이트 당했다. 사무실에서 자리 이동을 해야 해서 PC를 다시 설치해야 했다. 책상 밑으로 들어가 앉아서 선을 꽂고 나서, 자리에 앉았는데, 뭔가 잘못되었음을 크게 느꼈다. 바로 퇴근. 이후 좀 나아지는 것 같던 허리통증이 다시 극심해졌다.

근데 그 와중에, 오른쪽 엄지발가락쪽 앞꿈치에 석회가 생겼다. 어릴 때 팽이를 밟았을 때 그 느낌이 났다. 가장 심할 땐 발가락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할 일은 다했다. 발날로 운전하고, 발날로 걸어다니고, 회사도 다 가고, 어떻게든 돌아다님.

결국 그러다가 한쪽 다리가 마비되어서, 좀비모드로 돌아다닐 권리마저 빼앗겼다. 다행스럽게도 쭉 마비된건 아니고, 완전 마비의 경우 일시적으로 한 1~2분 정도 발생했고, 그 이후엔 감각마비가 지속되면서 방사통이 발생했던 듯 하다. 근데 이 방사통도 원래는 많이 아프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방사통이 나한텐 허리통증보다 나았음. 그냥 탄산수에 다리를 담궈둔 듯한 느낌이었다. 감각마비 덕인가? 근데 일단, 이건 제대로 잘못된게 맞다는건 확실했다. 그래서 바로 가장 빠른 일정으로 MRI 촬영 진행. 파열 진단을 받았다.

통증 인식 체계 변경

이렇게 통증의 최대치가 통상적인 기준보다 아래인 상황에서 신체의 오랜 사용을 위해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위의 사례 중 가장 큰 통증은 "번개가 친다" 혹은 "끊어질 것 같다"이다. 둘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는 조금 힘들다. 왜냐하면 번개는 정신을 못차릴 정도의 큰 통증이 갑자기 훅 치고 빠지는 식이다. 순간 통증 자체의 크기는 제일 크다. 반대로 끊어질 것 같은건, 끊어질 것 같아서 못움직이는데, 최대한 덜 아픈 자세를 찾아서 안움직이면 또 괜찮음. 그래서 둘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는 조금 힘들다.

이 번개가 치거나 끊어질 것 같은 통증은 이제 제대로 잘못되었다고 보고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추가로, 속이 안좋을 때인데, 난 이게 그동안 위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시경은 깨끗함. 다들 있는 표재성 위염 정도? 이번에 허리 통증이 심할 때 속도 같이 아프거나 안좋아지는 현상을 발견해서, 속이 안좋을 때 또한 허리에 문제가 아닌지 감별해 봐야 하게 되었다.

다음은 욱씬거리는 통증인데, 주로 안에서 뭐가 터지거나 손상을 받아서 부을 때 발생한다. 추가로, 현재 디스크 회복기에 들어간 것 같은데, 가끔 무리해서 허리가 아프면 이런 박동성 통증이 온다. 허리에서 맥박이 뛰는 느낌이 남. 그리고 그건 바로 오늘이다. 재활운동 중에, 안전을 위해 허리 보조기 차고, 수건 말아서 허리 받치고, 스미스 머신에서 벤치프레스를 35kg로 했음. 위로 좀 던져지길래 괜찮은 무게인가보다 하고 그대로 12개씩 4세트를 했음. 이후 사이드 래터럴 레이즈를 하던 도중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 내생각엔 35kg를 한 것보다 35kg를 던지면서 한게 문제인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 허리통증 회복 후 운동 땐 30kg로 던지지 말고 해야겠음. 아니 근데 몸통에 힘 하나도 안줬는데? 왜...? 뭐 여튼, 이런 욱씬거리는 통증은, 뭐되기 전에 경고하는 통증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다음은 뻐근한 통증이다. 이중에서도 묵직하고 둔탁하면서 불편한 느낌이 있고, 근육통일 때처럼 거칠게 당기는 느낌이 있다. 후자는 근육통. 환영. 전자는 통증 자체의 크기는 크지 않은데, 무시하면 안된다. 방사통이었다. Iliac crest, 꼬리뼈 위쪽 좌측 엉덩이로 통증이 주로 온다. 딱 L2, L3 척추신경이 연결되는 부위인 듯 함. 좀 더 진행되거나, 다리쪽으로 가면, 또 탄산수처럼 청량(?)한 느낌이 난다. 그런거 보면 아마 감각마비 때문에 다리쪽은 통증이 안 심했구나 싶다. 다만 이거, 평소에 올 때는 그냥 묵직하니 불편한 정도인데, 심하게 오면 마치 곧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움직이지 못한다. 끊어질 것 같은 느낌과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의 차이는,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은 아주 날카로우면서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같이 오는데 반해,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은 말 그대로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다. 움직이면 마치 공기가 가득 차서 터질 것 같은 풍선을 발로 차는 듯한 느낌이 난다.

마지막으로 얼얼한 통증이다. 멍들면 발생함. 신경 안써도 됨. 물론 따가운 통증도, 보통 눈에 보이는 곳에 발생한 상처로 인한 것이므로 신경 안써도 된다. 근데 가끔 신기하게도 따가운 통증이 속에서 날 때가 있음. 지금 욱씬거리는 그 허리가 따가운 느낌도 같이 난다. 근데, 욱씬거리는 통증을 센싱할 것이므로 따가운건 무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나름의 통증 인식 체계를 만들어가야 할 듯 함. 못버티기 전에 알아서 중단해야 하는걸 알게 되었음. 심지어 다리 마비가 올 때까지 어떻게든 요래조래 돌아다니고 일상생활을 다한 것을 보면, 이건 꽤나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해당 문제의 득과 실

비가역적인 상태가 되고 나서야 문제를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발목 또한, 연골이 찢어진지 2년이 지나서 알았고, 결국 수술로 제거. L3 모서리가 골절된건 심지어 도대체 언제 그랬는지조차 모름. 그래서, 의외의 문제가 있다. 상해보험 처리를 못받고, 이미 만성화가 다 진행되고 나서 생돈을 들이며 처치를 받는 편이다.

하지만 득도 있다. 인체는 어차피 소모품이다. 결국 언젠간 죽을텐데, 이때의 고통이 덜해질 것이기 때문에 꽤나 큰 득이다. 게다가 조금 더 핑계대고 나태해지는 방법으로 나름 건강도 찾을 수 있다.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의 그릇은 큰데, 좀더 느긋하게 적은 통증을 느끼며 편안한 여생도 누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임. 그걸 늦게 알아서 좀 고통받긴 했지만 ㅋㅋㅋ. 아 그리고 노인이 되면 어차피 여기저기 고장나 있을텐데, 이때 어떻게든 일상생활 누리기 스킬이 빛을 발할 것이다. 장수의 비결이다. 아니 근데 오래 살 생각은 없는데...?

허리 디스크 파열

L2-3 사이 디스크 회복 불가한 퇴행으로 인해 후관절증후군과 통증으로 고생하던 중, 결국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예측된 결과이다. 다음 차례는 L3-4라고 했으니. 그 L3-4 사이 디스크가 결국 파열되어 왼쪽 다리로 가는 신경에 문제를 일으켜서 왼쪽 다리가 일시적으로 완전히 마비되었다. 다행히 완전 마비는 잠시 후 풀렸지만, 감각이 무디고 마치 탄산수에 다리를 담궈둔 듯한 느낌이 계속 났음.

지금은 약 6-7주째이다. 다행히 마비는 생각보다 빨리 회복되어 수술 없이 치료중이다. 다음에도 터지면 다시 3-4번이 될 예정. 3-4번이 2-3번처럼 되면 그 다음은 4-5번이 터진다.

디스크 파열로 인해 훈련을 못나가는 것은 물론, 운전, 대중교통까지 금지되었다. 직업적인 이유로 무조건 회사를 출근해야 했다면, 사실 휴직을 했어야 하는 상태.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재택근무 제도가 있어서 집에서 일하고 있다. 근데 프로젝트 마감 갑자기 땡겨저서 근무시간 치솟고 1시간 마다 누워서 찜질하던 루틴이 다 깨져서 회복 더뎌진건 안비밀 ㅋㅋㅋ. 다행스럽게도 마비 어느정도 회복되고, 좀 버틸만 할 때 치솟아서 추가적인 마비나 사고는 없었다. 어느정도 마무리된 지금, 다음주 1주간 휴가를 냄.

정선근 교수의 책도 세트로 사서 읽었다. 걷기, 렛풀다운, 힙업덕션 운동을 조금씩 하는 중인데 혹시나 하여 푸시업을 해볼까? 하고 엎드려 뻗치는 순간 뭔가 느낌이 이상하더니 지금 통증으로 벌받는 중이다. 그래서 지금 단계는 걷기, 렛풀다운, 힙업덕션만 가능한 상태이다. 이것도 많이하면 좀 힘듦. 근데 훈련 복귀하려면,
가능한 선은 계속해야 함.

재밌는건, 대회 가기 전에 자꾸 경기 중에 몸이 마비되는 꿈을 꿨다. 뇌의 신비. 그래도 꿈에선 온몸이 마비되었는데, 현실에선 다리만 마비됨. 물론 허리 문제로 온몸이 마비될 일은 없으니 꿈쪽이 호들갑이다. 그리고 실제로 터지고 나니까 그 꿈은 더이상 안꿈.

크런치 모드로 인해 한동안 깨졌었지만, 회복을 위해 진행하던 루틴은 아래와 같다.

  1. 오전 8시 기상
  2. 아침식사 후 물 크게 한 컵 마시면서 약 복용
  3. 자세 신경쓰면서 산책: 현재 1.5km가 상한
  4. 귀가 후 허리에 쿠션 대고 누워서 온찜질 20분, 원하는 만큼 휴식
  5. 재택으로 업무 및 1시간 마다 눕기 + 가능하면 온찜질도
  6. 점심식사 및 물 크게 한 컵
  7. 저녁식사 및 물 크게 한 컵 마시면서 약 복용
  8. 랫풀다운, 힙업덕션 적당히(양 정해두지 말고 상태 따라서 조절)
  9. 23시 취침(이거 좀 많이 어려움. -> 그래서 기상을 8시로 해둠)

지금 힘든건, 통증도 통증이지만 체질적으로 혈압을 높일 만한 무언가(즉 운동)을 하지 않으면 기립성 저혈압이 심해진다.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좀 오고, 잘못 일어나면 앞이 깜깜해지는 것에 더해서 숨이 멈췄다가, 잠시 후 돌아오는데, 이때 심장도 엄청 빨리 뛰면서 숨을 몰아쉼. 그래서 이거 해결하려면 음... 딴생각 하지 말고 그냥 허리 빨리 회복이나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저런 문제 때문에 행동을 조심하게 되니, 회복 가속 스킬이라고 봐도 될 듯 함. 이번에 디스크도 회복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더니, 나름 인체에 믿음을 가지게 되었음. 암이 아니라면 그냥 쉬면 알아서 해결되는 것 같음. 안쉬는게 문제지.

뽀개짐

2024-03-14 ~ 2024-03-17에 진행된 라크로스 오키나와 오픈, 내가 보기에 이건 인생 마지막 대회였던 것 같다. 아니, 사실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너무 강한 단서가 나를 괴롭힌다.

사실, 과로를 했던 이후 아직도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대회에 나갔던 차이다. 그래서 마지막날엔 허리통증이 극에 달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그날이 마지막이라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오전 경기엔 통증으로 인해 참전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경기가 만족스럽지 않게 끝나 팀원들이 모두 기가 죽어버렸다. 마지막 경기마저 그렇게 찝찝하게 끝나면 절대 안된다. 그런 경험을 팀에서 극복하는덴 몇 년이 걸린다. 그리고 난 그 때 주장이었다. 그래서 결정했다. 이왕 마지막일 수도 있는거, 모든 것을 불태우기로 했다. 가방에 있던 진통제를 다 털어먹고 몸을 인정사정 없이 제대로 풀었다. 그런데 마지막 경기 직전의 슛업(슈팅을 실제로 받아내는 웜업) 과정에서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골절됐다. 뼈나 인대가 나간 것은 확실한데, 난 이미 아드레날린에 쩔어 있었다. 툴툴 털고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초반 공세를 막으며 버틴 끝에 경기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결국 5:2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마지막 단체사진을 찍자마자 난 위가 꼬여 드러누워 움직이지 못했다. 물론 그 상황도 이미 다 대비가 되어 있었다. 팀원에게 내 가방의 진경제를 가져다달라고 부탁해서 그 약을 먹고 잠시 후 살아났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병원에 가서 손가락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관절면끼리 부딪히면서 쪼개졌다고 했다. 일단 자기 위치를 아직 벗어나지 않아서 수술은 킵하고 경과 지켜보되, 건이 붙는 자리라서 깁스로 손목까지 고정하고, 꼼짝도 하지 마라고 했다. (근데 그 상태로 경기도 뛰었는데, 원래 안벗어날 골절이 아닌가?)

뭐 여튼 꼼짝도 하지 마라고 하니, 일단 오른손은 팔걸이에 쳐박아 두고 살아보기 시작했다. 문제는, 허리 통증도 다시 엄청 심해졌다는 것이다. 좀 있으니 오른쪽 발 앞꿈치에 석회도 생겼다. 뭐 그건 그냥 아픈거고, 문제는 허리를 못쓰는 와중에 손도 못쓴다는 것이었다. 일단, 운전이 문제였다. 시동, 내비게이션, 변속, 사이드브레이크, 안전밸트 체결부 모두 오른쪽이다. 그래서 며칠간 운전을 못했다. 그러다 허리가 영 안되겠다 싶어서, 태릉쪽에 있는 병원에 가기 위해 방법을 찾았다.

  1. 오른쪽을 바라보고 운전석 사이드에 걸터앉아서 왼손으로 안전밸트를 체결
  2. 시동을 걸고, 내비를 설정
  3. 변속기 변경
  4. 고쳐앉기
  5. 액셀 밟으면 사이드브레이크 풀리는 기능 이용

이렇게 해서 병원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집으로 가기 음성인식으로 네비 설정이 가능하다. 페달은, 발날로 밟았다…

추가로 터치펜과 펜을 붙여서 길이 연장해서 제대로 앉고 나서도 왼손으로 내비게이션 조작 가능하게 해봤다. 근데 터치 감도가 좀 별로라서 결국 허리 써야 해서 실패. 대신 안전밸트 풀 때 이걸로 푸니까 허리 안돌려도 돼서 좀 편해졌다. 시동도 이거로 켜고 끈다.

여튼 병원에서 여느 때처럼 신경차단술을 받았는데... 이번엔 뭔가 해결이 안된다. 계속 아프다. 속도 뒤집어질거같고 그냥 뭐 어떻게 저떻게 시간은 흘려 보낸거같은데...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밥줄...! 오른손 없는 개발자라니? 그와중에 허리 아프다고 조기퇴근 남발?

그래서 일단은 코파일럿을 VIM에 설치했다. 그렇게 어떻게 저떻게 버티다가, 뜬금없는 희소식이 발생했다. 손 치료받던 동네 병원에서, 허리 물리치료도 받고 있는데, 견인치료 중에 갑자기 속에서 뭔가 뚝 하고 뒤틀리는거같더니, 통증이 확 줄어들었다. 아니 뭔 회당 8만원 16만원 하는 주사치료로도 안되던게, 8천원짜리 물리치료로 확 괜찮아다지다니? 그리고 왜 이 간단한 치료는 그동안 아무데서도 안해줬는지?

다만 한가지 문제점은 있는데, "안좋아지면 물리치료 오세요" 하길래 금요일에 신난다! 하고 안가고, 진통제도 안먹었더니 퇴근하는데 또 안좋아졌다. 그래서 다시 약먹고 물리치료를 갔다. 이건 거의 뭐 신장 투석 환자마냥 일일 활동권을 병원에서 끊어와야 하는 듯 하다. 뭐 그래도 방법을 찾은게 어디인가.

여튼 그 몸 상태 좋아진 그날, 너무 신나서 코드를 5천줄 넘게 썼다. 코파일럿과의 합도 잘 맞아지고, 완전 날아갈거같았다. 마침 지금 개발하는게 프로토콜쪽이라서 노가다성이 짙은데, 코파일럿이 너무 좋아한다. 특기분야인 듯 하다. Private repo 접근 권한 안주고, 회사가 아닌 개인 계정으로 결제해서 기능에 한계는 있겠지만, 일단 초반에 시범으로 좀 짜주고 나면, 이후부터는 척척 추천해준다. 게다가, Rust랑 궁합도 좋다. 컴파일러가 strict할수록 코파일럿이 삽질했을 때 더 잘 잡아줄 것이기 때문일 듯 하다. 코파일럿은 언어를 이해하기보다, 단순히 이런 케이스의 코드가 어떻게 짜여졌는지에 대한 패턴을 학습하는 듯 하다. 그래서 예시로 짜주지 않은 형태는 스스로 유추하지 못한다. 아직 그냥 코더이다. 내 밥그릇은 아직 남아있는 듯 하다.

난중일기

1

2024년 1월 22일, 특정 마이크로서비스에 큰 변화를 가하는데 아주 무리한 일정이 내려왔다. 하루하루 한 단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를 넘어가지 못하는데 다음 단계로 한 번이라도 못넘어가면 바로 일정을 지킬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그걸 미룰 수도 없었다. 당장 새 모델의 성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었고, 새 모델의 배포 또한 ASAP인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러시한지 4일차, 다음날이 배포인 상황. 고객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미루자고. 모델 배포와 함께 진행하기로 한 타 회사의 기능 개발이 부진한 탓이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달린 것인가...

여튼 우여곡절 끝에 스프린트 마지막날에 배포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시간이 더 생긴 만큼 테스트도 더 많이 진행됐다.

2

그리고, 해당 서비스는 내 담당 서비스는 아니었다. 그래서 내 담당 서비스의 신규 버전 개발 Task도 그대로 남아있었음. 물론 결국 다른 일들에 밀려 일시정지되었다....

이런 식으로 일 중단되는거 제일 싫어한다.... 그래도 공통 라이브러리 모으는 task는 첫주에 다 진행함. 다른 서비스에도 영향이 있으므로 좀 러시했음.

3

그리고, 고객사에서 요청한 피쳐의 반영도 해야 했다. 그건 퇴사한 전 팀장님의 서비스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인데, 내가 또 이런거 땜빵 전문이다. C#으로 되어 있지만 다행히 예쁘게 짜서 유지보수하는데 어려움은 딱히 크지 않다.

4

이와중에 예전에 고객사에서 서비스 장애 시 SMS 알림을 해달라고 하며 추후 API 호출 방법을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그 메일이 왔다. 심지어.... 담당자가 없어서 API 호출을 못열어준다며, 그냥 직접 소켓 연결해서 붙어서 메시지 쏘는 C 코드를 툭 던져줌. 그리고 그 코드는 include문들도 다 빼먹고, 직접 선언해서 사용했을 함수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와중에, 내부에 들어가는 정보는 보안상 알려줄 수 없다며 그날 가져오면 정보 채워주겠다고 함. C로 가져가야 거기서 빌드할 수 있겠다 판단, 일단 C인 상태로 진행하고 추후 바꿔도 된다면 유지보수 가능하도록 Rust로 재작성하기로 함. 일단 근데 C언어이므로, 내가 진행해야 했다.

반환 타입, 함수 파라미터, 예상되는 결과값 유추해서 빈칸들 끼워맞춰서 개발 완료했음. 개발 완료되었다며, gcc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하니, 없다고 함(롸?). gcc 없는데 c 파일을 준다고? 그럼 진작에 Rust로 만들었지... 여튼 그래서 debian 이미지에 gcc, build-essentials 깔아서 가져가서 정보 받고 빌드해서 쏴봄. 안됌. 왜냐하면? 개발계에는 세팅을 안했다고 한다. 운영계에서 테스트 하라고 함(와우). 그래서 또 쏴봄. 안됌. 왜냐하면? 방화벽을 안열어 놨다고 한다. 요쪽에선 자주 있는 일이라 이제 놀랍지도 않다. 대충 처음에 가져가면 안될걸 예상했기 때문에, 테스트 가능하도록 SMS send는 send만 하고, 장애 모니터링도 따로 짜서 가져갔기 때문에, SMS send 테스트 방법 알려준 후 넘기고 옴.

5

그리고, 새 모델을 개발하고 테스트하기 위해 부산 IDC에 서버를 넣기로 했는데, 이게 또 일정이 가까이 다가왔다. VPN 세팅 등을 더이상 미룰 수 없어서 인프라팀과 계속 이것저것 주고받는데 생각보다 이 망대망 연결을 하기에 사내 네트워크가 너무 개떡같았다(네떡이라고 부르심...). 그도 그럴게 30명 규모였던 회사 규모에서 별다른 준비도 없이 80명 규모로 인원을 뽑아댔고, 당시 인프라 전담 팀도 없었기 때문에 그 네떡이 80명규모인 지금까지 넘어왔던 것이다.

여튼 그 네떡 위에서 문제가 된 것은 VLAN 설정이다. 현재 네트워크 토폴로지는 그냥 방화벽 밑에 스위치 3개가 데이지체인으로 엮여있는 방식인데, 스위치 3개에 아무 호스트가 막 연결되어 있는 방식이다. 제일 먼저 방화벽에서 VLAN Switch 밑에 VLAN 대역을 추가했는데, 역시나 호스트에서 그 VLAN으로 연결 안됨. 왜 안되는지 찾기 위해 난리를 쳤다. 심지어 네트워크 작업은 아무리 빨라도 일단 증권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장 마감 후에 진행해야 한다. 그러다 결국 속도를 내기 위해 네트워크 장비들 어드민 패스워드까지 받게 되었다.

여튼 원인을 열심히 파보니, 밑의 스위치들이 그 VLAN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의심이 가장 많이 들었다. 내가 알기로 방화벽은 방화벽일 뿐 실제로 VLAN은 Layer 2이다. 스위치가 그 VLAN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스위치에서 arp cache를 조회하여 내 호스트가 어느 스위치의 어느 포트인지 파악해서 해당 포트에서 vlan id에 새 vlan을 이용하도록 설정함. Tag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Untagged port를 vlan으로 할당해버림.

네 안됩니다. 다른 스위치에도 다 설정해야 함. 그런데 문제가 있다. 스위치끼리 연결한 인터페이스(1/2/1)에 Untagged Port VLAN을 적용해버리면, 전체 스위치의 vlan이 바뀌어버릴 것 같아서 건드릴 수가 없었다.

해결한 방법은, IEEE Tag를 이용하는 것이다. 원래 패킷 상에 vlan id는 안들어가는데, 이걸 들어가게 할 수 있다. 그럼 스위치는 해당 tag를 보고 vlan id를 읽을 수 있게 됨. 그래서 전체 포트에 대해 tagged라면 새 vlan을 사용하도록, untagged라면 defalut vlan을 이용하도록 설정했다. 여기서, 호스트에서는 그 IEEE Tag를 패킷에 심어줘야 한다. 그건 VLAN 인터페이스를 생성하면 된다. 여기서 VLAN ID를 주면 그 태그에 들어감.

6

그와중에 갑자기 2월 1일 밤에, 회사 서버실의 에어컨이 고장나서 서버실 온도가 치솟았다. 연락을 받고 우리팀 서버에 필요한 파일만 후다닥 백업한 후 싹 긴급정지했다. 네트워크 장비도 그 서버실에 있어서, 혹시 작업 중에 죽어버릴까봐 설정 원복 후 작업 중단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켰더니 결국 한 서버가 커널 패닉을 내며 부팅 실패... 하지만 지금 급한건 이 서버가 아니였어서 다음 스프린트 때 볼 예정.

7

일이 너무 동시에 끝없이 진행되고, 일만 끝나면 집에 와서 뻗어자고 눈뜨면 바로 샤워하고 출근을 하다보니, 집에서 점심을 챙겨가던 습관까지 무너지고, 점심시간을 놓치는게 일상이 되었다. 사실 아무때나 먹어도 상관 없는데, 점심시간이 지나면 또 이런저런 일로 계속 호출된다. 저녁도 보통은 일이 계속 질질 끌리다가 야근을 해버리기 때문에 까먹는 경우가 많다. 저혈당으로 어지러우면 급한대로 회사 냉장고에 있는 요거트를 먹거나 해서 해결.

시간이 없는건 한가지 사례로 바로 알 수 있는데, 저번주 토요일에 회식자리에서 고기를 먹은 후, 패딩에 고기냄새가 심하게 났는데, 그걸 처리할 방법을 찾을 시간이 없어서 패딩을 못입고 다녔다. 꽤 추웠다.

승전보

  • 오늘 낮에 극적으로 VLAN 설정 해결책을 발견, 적용하면서 이번 전쟁은 끝났다.

결과

  • 2주만에 체중 5kg이 빠졌다.
  •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기억도 잘 안나고,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마치 기억들을 정리되지 않은 창고의 문을 열고 냅다 던져놓고 바로 닫아둔 느낌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증상은 목요일부터 완화되는 중이다. 그간 계속 3-4시간 자다가 수요일 밤에 결국 부정맥이 왔는데 멈추질 않아서 강제로 밤에 잠을 잤기 때문이다.
  • 허리 통증 악화, 5분 이상 서있기 힘든 상태이다. 내일 병원에 갈 예정이다.
  • 대회 전에 러시해서 허리 나갈 가능성을 방지하려고 대회 전에 4영업일 간 더 휴가를 냈다.
  • 하지만 고쳐야 할 것은, 일을 눈앞에 두고 자리를 못뜨는 습관을 좀 버려야 한다. 평시에도 밥은 일하면서 먹는다. 한손엔 점심, 한손은 키보드에 있음. 이 습관이 무서운게 그 한손에 점심이 들려있지 않으면,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게 아니라, 점심을 안먹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