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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민감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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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겨울, 발목에 연골이 찢어져서 수술로 제거하고 뼈에 미세천공술을 받았었다. 마취가 깼는데, 진통제를 놓아 줄까요? 하는 간호사의 말에 아무 고민 없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그냥 발목이 좀 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발을 딛었다가 번개침.

2019년 가을이였나, 속이 안좋으면서 허리도 많이 뻐근해서 시름시름 하다가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응급실에 방문했다. 통증강도를 찍으라길래 6정도를 찍었다. 그런데 요로결석이었다.

2021년이었나? 또 요로결석이 발생했는데, 속이 안좋으면서 날카로운 통증이 옴. 하지만 재택근무로 일 다 했다.

2022년에는 허리가 좋지 않아 검사를 받았는데 요추뼈 몸체 모서리가 부러진 채 한참 지났다는걸 알게 되었다. 쉬몰결절도 있고, 디스크의 수핵이 완전 빠져나간 뒤였다. 뼈가 충격을 다 받는 바람에 허리 통증이 자주 발생하기 시작했고, 번개도 자주 쳤다.

딱히 치료가 안된다 하여, 그냥 버티다가 결국 올해 4월엔 문제되는 요추뼈 아래의 디스크가 터져버렸다. 4월이 맞나 싶긴 하다. 원인이 되는 날짜가 두개 정도 예상되는데, 어디서 결정적으로 터진건지 모르겠음.

3월 대회 마지막날에, 진통제 가지고 있는걸 다 털어먹고 경기를 뛰었다. 경기 다 끝나고 나서 긴장이 풀렸더니, 위가 꼬여서 급하게 가지고 있던 진경제를 먹음. 이후 일정 끝나고 파한 후 호텔로 가는데, 진통제가 풀리면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 났다. 거긴 일본이었는데, 다짜고짜 약국을 찾아가서 진통제 코너 물어보고, 느릿느릿 일본어를 읽어가며 어떻게든 제일 쎄보이는 진통제를 사다 먹음. 아 이거, 신기한데, 일본의 소염진통제에는 카페인무수물이 첨가되어 있다... 자야 하는데? 그래도 일단 통증을 잡는게 우선이므로 약 먹고, 그날 잠 거의 못잠.

아 그리고 당시 새끼손가락도 부러져 있었는데, 의외로 이 손가락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 그냥 땡땡하게 부었다. 한국 돌아와서 검사해보니 쪼개져 있었음. 올...? 허리 아프고, 손가락 부러진 와중에 회사 갈 것 다 가고, 훈련도 갔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한 번 더 체크메이트 당했다. 사무실에서 자리 이동을 해야 해서 PC를 다시 설치해야 했다. 책상 밑으로 들어가 앉아서 선을 꽂고 나서, 자리에 앉았는데, 뭔가 잘못되었음을 크게 느꼈다. 바로 퇴근. 이후 좀 나아지는 것 같던 허리통증이 다시 극심해졌다.

근데 그 와중에, 오른쪽 엄지발가락쪽 앞꿈치에 석회가 생겼다. 어릴 때 팽이를 밟았을 때 그 느낌이 났다. 가장 심할 땐 발가락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할 일은 다했다. 발날로 운전하고, 발날로 걸어다니고, 회사도 다 가고, 어떻게든 돌아다님.

결국 그러다가 한쪽 다리가 마비되어서, 좀비모드로 돌아다닐 권리마저 빼앗겼다. 다행스럽게도 쭉 마비된건 아니고, 완전 마비의 경우 일시적으로 한 1~2분 정도 발생했고, 그 이후엔 감각마비가 지속되면서 방사통이 발생했던 듯 하다. 근데 이 방사통도 원래는 많이 아프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방사통이 나한텐 허리통증보다 나았음. 그냥 탄산수에 다리를 담궈둔 듯한 느낌이었다. 감각마비 덕인가? 근데 일단, 이건 제대로 잘못된게 맞다는건 확실했다. 그래서 바로 가장 빠른 일정으로 MRI 촬영 진행. 파열 진단을 받았다.

통증 인식 체계 변경

이렇게 통증의 최대치가 통상적인 기준보다 아래인 상황에서 신체의 오랜 사용을 위해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위의 사례 중 가장 큰 통증은 "번개가 친다" 혹은 "끊어질 것 같다"이다. 둘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는 조금 힘들다. 왜냐하면 번개는 정신을 못차릴 정도의 큰 통증이 갑자기 훅 치고 빠지는 식이다. 순간 통증 자체의 크기는 제일 크다. 반대로 끊어질 것 같은건, 끊어질 것 같아서 못움직이는데, 최대한 덜 아픈 자세를 찾아서 안움직이면 또 괜찮음. 그래서 둘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는 조금 힘들다.

이 번개가 치거나 끊어질 것 같은 통증은 이제 제대로 잘못되었다고 보고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추가로, 속이 안좋을 때인데, 난 이게 그동안 위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시경은 깨끗함. 다들 있는 표재성 위염 정도? 이번에 허리 통증이 심할 때 속도 같이 아프거나 안좋아지는 현상을 발견해서, 속이 안좋을 때 또한 허리에 문제가 아닌지 감별해 봐야 하게 되었다.

다음은 욱씬거리는 통증인데, 주로 안에서 뭐가 터지거나 손상을 받아서 부을 때 발생한다. 추가로, 현재 디스크 회복기에 들어간 것 같은데, 가끔 무리해서 허리가 아프면 이런 박동성 통증이 온다. 허리에서 맥박이 뛰는 느낌이 남. 그리고 그건 바로 오늘이다. 재활운동 중에, 안전을 위해 허리 보조기 차고, 수건 말아서 허리 받치고, 스미스 머신에서 벤치프레스를 35kg로 했음. 위로 좀 던져지길래 괜찮은 무게인가보다 하고 그대로 12개씩 4세트를 했음. 이후 사이드 래터럴 레이즈를 하던 도중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 내생각엔 35kg를 한 것보다 35kg를 던지면서 한게 문제인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 허리통증 회복 후 운동 땐 30kg로 던지지 말고 해야겠음. 아니 근데 몸통에 힘 하나도 안줬는데? 왜...? 뭐 여튼, 이런 욱씬거리는 통증은, 뭐되기 전에 경고하는 통증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다음은 뻐근한 통증이다. 이중에서도 묵직하고 둔탁하면서 불편한 느낌이 있고, 근육통일 때처럼 거칠게 당기는 느낌이 있다. 후자는 근육통. 환영. 전자는 통증 자체의 크기는 크지 않은데, 무시하면 안된다. 방사통이었다. Iliac crest, 꼬리뼈 위쪽 좌측 엉덩이로 통증이 주로 온다. 딱 L2, L3 척추신경이 연결되는 부위인 듯 함. 좀 더 진행되거나, 다리쪽으로 가면, 또 탄산수처럼 청량(?)한 느낌이 난다. 그런거 보면 아마 감각마비 때문에 다리쪽은 통증이 안 심했구나 싶다. 다만 이거, 평소에 올 때는 그냥 묵직하니 불편한 정도인데, 심하게 오면 마치 곧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움직이지 못한다. 끊어질 것 같은 느낌과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의 차이는,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은 아주 날카로우면서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같이 오는데 반해,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은 말 그대로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다. 움직이면 마치 공기가 가득 차서 터질 것 같은 풍선을 발로 차는 듯한 느낌이 난다.

마지막으로 얼얼한 통증이다. 멍들면 발생함. 신경 안써도 됨. 물론 따가운 통증도, 보통 눈에 보이는 곳에 발생한 상처로 인한 것이므로 신경 안써도 된다. 근데 가끔 신기하게도 따가운 통증이 속에서 날 때가 있음. 지금 욱씬거리는 그 허리가 따가운 느낌도 같이 난다. 근데, 욱씬거리는 통증을 센싱할 것이므로 따가운건 무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나름의 통증 인식 체계를 만들어가야 할 듯 함. 못버티기 전에 알아서 중단해야 하는걸 알게 되었음. 심지어 다리 마비가 올 때까지 어떻게든 요래조래 돌아다니고 일상생활을 다한 것을 보면, 이건 꽤나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해당 문제의 득과 실

비가역적인 상태가 되고 나서야 문제를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발목 또한, 연골이 찢어진지 2년이 지나서 알았고, 결국 수술로 제거. L3 모서리가 골절된건 심지어 도대체 언제 그랬는지조차 모름. 그래서, 의외의 문제가 있다. 상해보험 처리를 못받고, 이미 만성화가 다 진행되고 나서 생돈을 들이며 처치를 받는 편이다.

하지만 득도 있다. 인체는 어차피 소모품이다. 결국 언젠간 죽을텐데, 이때의 고통이 덜해질 것이기 때문에 꽤나 큰 득이다. 게다가 조금 더 핑계대고 나태해지는 방법으로 나름 건강도 찾을 수 있다.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의 그릇은 큰데, 좀더 느긋하게 적은 통증을 느끼며 편안한 여생도 누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임. 그걸 늦게 알아서 좀 고통받긴 했지만 ㅋㅋㅋ. 아 그리고 노인이 되면 어차피 여기저기 고장나 있을텐데, 이때 어떻게든 일상생활 누리기 스킬이 빛을 발할 것이다. 장수의 비결이다. 아니 근데 오래 살 생각은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