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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로스 골리 - 1) 골리는 누구인가

Tags = [ lacrosse ]

골리는 누구인가 물으면, 대부분은 슛을 막는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팀에서 골리는 누구인가를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다. 최후방수비수인가? 골리는 그냥 골리인가? 난 이에 대한 답으로 “팀원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하는 포지션”을 내놓고 싶다.

골리는 수비수의 중심에 있다. 모든 공격수는 골리를 향해 달려들고, 모든 수비수는 이를 막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리의 상태는 꽤나 수비수들에게 영향이 크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전쟁에서 최후방에 있는 장군이 불안하면 병사들이 어떻겠는가. 같은 병사들이라도 뒤에 원균이 있는 것과, 이순신이 있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골리의 멘탈은 강해야 한다.

  • 항상 평온해야 한다. 모든 수비수 사이의 중심에서 안 좋은 기분이 겉으로 드러나면 영향이 크다.
  • 아무리 경기가 절망적이어도, 수비수에게 힘있게 “한번 더 가자!”를 외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아무리 경기가 절망적이어도, 주눅들지 않고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아무리 아파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가능한 두 발로 걸어서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멘탈과 함께 실력 또한 중요하다. 아래와 같이 골리는 우수해져야 한다.

  • 기본적으로 세이브와 패스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 막아야 하는 세이브(각이 없는 상태에서 뻔하게 오는 샷들)는 놓치지 않아야 한다.
  • 패스는 하프라인까지는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럴 힘이 있어야 가까운 거리의 패스도 정확도가 높아진다. 클리어 전략 또한 더 다양해질 수 있다.
  • 필드에서도 거뜬히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여야 한다. 골리에게 상대편 한 명이 달라붙는다 해서 다른 수비수가 불안에 떨게 하지 않아야 한다.

위의 것들을 실제로 이뤄내기 위한 것은 이 시리즈에서 풀어낼 것이다. 차근차근 따라오면서도, 하나하나 비판하고 실험하면서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닦길 바란다. 쉽게 말해,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길 바란다. 내가 연구하며 이런저런 것들을 습득한 이유는, 열악해서가 아니다. 나 또한 스승이 계신다. 난 분명 남들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골리를 해왔다고 했다. 그분은 골리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주셨다. 하지만 배운 것을 실제로 몸에 익히기 위해서, 연구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따라서 스스로 자료를 찾고 이런저런 것들을 시도해본 것이다.

연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시도하고 결과를 보고 원리를 추측하며 다시 뭔가를 시도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주입된 지식은 전체의 80% 뿐이다. 하지만 이 80%를 압축해서 이해하고 더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20%의 숨겨진, 즉 전달되지 않은 내용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숨겨진 20%에 전달받은 80%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핵심들이 숨어있다. 그걸 찾아내는 과정이 연구인 것이다.

시작부터 많은 일들을 요구하는 것 같지만, 골리는 그런 자리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항상 배울 것이 있기에 끝없이 즐거울 것이다. 만약 쉽고 빠르게 늘길 원한다면, 골리랑은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유의했으면 한다. 반대로 어려운 것을 실제로 해냈을 때의 성취감을 삶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잘맞는 포지션은 없을 것이다. 환영한다.